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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시작에는
두툼하게 살쪘던 달력
차고 기우는 달 따라
차츰 야위어가더니
벌써 열 하나의
동무들은 모두 떠나고
달랑 홀로 남아
세월 앞에 버티고 섰네.
아직도 내가
건강하게 살아 있으니
올해의 지나간 시간들
조용히 뒤돌아보며
차분히 마무리 잘하고
새해를 맞이하라고
하루에도 몇 번씩
가만가만 이야기하네.
기억해야 할 것
마음에 깊이 새기고
잊어야 할 것
까맣게 잊어버리고
새로운 희망이 용솟음치는
새해 새 아침을 받아들일 만한
깨끗한 가슴 하나 준비하라고
살며시 재촉하네.
- 정연복, 〈12월 〉
살다보면 '미리미리'라는 것이 생각처럼 잘되는 건 아닙니다. 또 나 혼자만 야물게 계획을 세운다고 해서 세상이 그대로 따라주지도 않습니다. 일마다 아주 야무지게 잘하려 애쓰다 보면 힘은 힘대로 들고 마음은 또 조급해지고 사나워지게 됩니다.
온갖 좋은 일과 착한 일을 내가 모두 잘하겠다 하는 의욕이 그 자체로 나무랄 바는 아니겠습니다마는, 지나치면 뜻밖으로 아주 고약한 욕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 그런 의욕이야말로 우리가 내려놓아야 될 마지막 집착 또는 아상(我相)이 아닐지요.
- 《따뜻한 밥 한 그릇》 〈매듭〉중에서

https://blog.naver.com/gwenys/223679424832
12월
새해의 시작에는 두툼하게 살쪘던 달력 차고 기우는 달 따라 차츰 야위어가더니 벌써 열 하나의 동무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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