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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편지

밥그릇

by 뭉게구름! 2024.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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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밥을 다 먹고

​빈 밥그릇을 핥고 또 핥는다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몇 번 핥다가 그만둘까 싶었으나

​혓바닥으로 씩씩하게 조금도 지치지 않고

​수백 번은 더 핥는다

​나는 언제 저토록 열심히

​내 밥그릇을 핥아보았나

​밥그릇의 밑바닥까지 먹어보았나

​개는 내가 먹다 남긴 밥을

​언제나 싫어하는 기색 없이 다 먹었으나

​나는 언제 개가 먹다 남긴 밥을

​맛있게 먹어보았나

​개가 핥던 밥그릇을 나도 핥는다

​그릇에도 맛이 있다

​햇살과 바람이 깊게 스민

​그릇의 밑바닥이 가장 맛있다

- 정호승, 〈밥그릇 〉

 

 

 

 

 

 

어찌 밥그릇의 밑바닥뿐이랴. 쌀통의 밑바닥, 술잔의 밑바닥, 은행 통장의 밑바닥, 주가의 밑바닥, 경제의 밑바닥, 인생의 밑바닥, 사랑의 밑바닥, 생명의 밑바닥, 죽음의 밑바닥, 존재의 밑바닥....., 무엇이든 그 밑바닥에 닿아보지 않고는 무엇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가 없다.

-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에서

 

 

 

 

 

https://blog.naver.com/gwenys/223321038705

 

밥그릇 - 정호승

개가 밥을 다 먹고 빈 밥그릇을 핥고 또 핥는다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몇 번 핥다가 그만둘까 싶었으나 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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