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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편지

그래도 그렇지

by 뭉게구름! 2023.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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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학교 운동장을 돈다

앞서가는 중년쯤의 여자 둘이

군대처럼 팔을 휘저으며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걷다가

무슨 얘기 끝에 갑자기 언성을 높인다

종일 당하기만 하다가

간만에 고를 했는데 글쎄

씨팔년이 바닥 패를 보면 알지

똥광을 내야 하는데 비피를 내고 자빠졌지 뭐야

그렇게 해서 바가지를 쓰고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어둠 속에서 씩씩거리며 운동장을 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몇 바퀴 더 돌거나

하룻밤 자고 나면 좀 누그러지겠지만

그래도 그렇지

누군가 광이 필요한데 피를 주면 못쓴다

- 이상국, 〈그래도 그렇지〉

 

 

 

 

 

 

 

 

커피점에 온 모녀가

커피가 나오자 기도를 한다

나는 보던 책을 내려놓았다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기도는 길어지고

딸이 살그머니 눈을 떠 엄마를 살피고는

다시 눈을 감는다

하느님도 따뜻한 커피를 좋아하실 텐데…

- 이상국, 〈커피 기도〉

 

 

 

https://blog.naver.com/gwenys/223273033714

 

그래도 그렇지

저녁에 학교 운동장을 돈다 앞서가는 중년쯤의 여자 둘이 군대처럼 팔을 휘저으며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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